여왕을 떠나보내며 피겨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축하하려던 대한민국의 바람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물거품됐다. 김연아(24)가 명품 연기를 펼치고도 올림픽 2연패에 실패하자 판정 논란이 불붙었다. 대회 시작 이후 조심스럽게 번져가던 개최국 러시아의 심판 매수 의혹이 완전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 세계 언론이 러시아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프랑스 스포츠일간지 ‘레퀴프’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가 금메달을 따고 김연아가 은메달에 머문 이 사태를 아예 ‘스캔들!’이라는 제목으로 논평했다. 신문은 “심판들이 러시아에 역사상 첫 여자 싱글 챔피언을 안겨줬다. 하지만 소트니코바는 자격이 없다”면서 “개막 이후 모든 러시아 선수들은 실수를 해도 비난받지 않고 ‘조금씩’ 더 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하자 러시아는 다른 길을 찾았고, 심판들은 소트니코바를 선택했다”며 “소트니코바는 작은 실수를 했지만 기술적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예술적인 구성요소, 아름다움, 성숙미나 표현, 우아함 등에서 김연아나 카롤리나 코스트너가 더 금메달에 가까웠다. 이건 착오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LA타임스는 “디펜딩챔피언 김연아는 왕관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연기를 모두 했지만 관중이 좋아하는 소트니코바가 금메달을 가지고 가버렸다”고 했다. 이어 “김연아는 아름다웠고 소트니코바는 급했다”고 둘의 연기 수준 차를 묘사하며 “이게 ‘스캔들’인가 ‘스케이트’인가. 분명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여자 피겨와는 별 인연이 없는 스페인 언론도 가세했다. ‘엘 문도’는 “소트니코바는 러시아에 가장 논란 많은 금메달을 안겼다”며 “외국 언론들은 소트니코바의 우승에 대해 이성적인 이유를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러시아